봄. 14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2018)

열등감으로 가득찬 한심한 영화. 이 영화를 만든 아시안계 미국인,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계 미국인,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나리오 작가니 감독, 제작자 등 제작진은 내면화된 차별을 무의식적으로 영화 속에서 뿜어낸다. 그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총각파티 장면이다. 백인 여성들이 비키니를 입고 자신의 국적을 나타내는 띠를 두루고 있다. 마치 백인 남성들이 아시안 여성을 성적으로 보던 장면을 미러링 한 듯하다. 마치 백인들아 우리가 당하던 모습을 니들도 한 번 당해봐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여성을 성적으로 보는 모습은 1도 변하지 않았다. 인종에 대한 관념도 마찬가지다. 인도인은 주차요원 혹은 경호원이다. 인도인에 대한 편견을 담아낸 모습으로. 게이 캐릭터도 딱 편견 속의 게이 캐릭터의 모습이다. 릭의..

봄./영화. 2020.10.19

<아사코(寝ても覚めても)>(2018)

그렇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우선 하고 싶은 말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대유잼이다. 히가시데 마사히로나 카라타 에리카나 정말이지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피지컬이 너무 좋아서 풀샷을 볼 때나 아니면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마다 나의 성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카라타 에리카도 맑은 얼굴이 영화를 빛나게 한다. 영화에 한 순간도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는 비주얼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카라타 에리카의 연기력은 아직은 절레절레 다. 물론 이 영화는 연기력보다는 시선이 중요한 작품이다. 쇼트와 역 쇼트 사이에서 잡히는 얼굴, 무엇을 바라보는지 알 수 없는 시선들이 이 영화에서 더 중요하다. 그런 시선을 표현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카라타 에리카의 눈빛은 충분하다. 영화는 아사코의 영화다. 외국..

봄./영화. 2020.10.19

<더 라이트하우스(The Lighthouse)>(2019)

태생적으로 구원받을 수 없는 인간은 원죄를 지고 살아야 한다. 영화의 엔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프로메테우스 신화다. 새에게서 간을 쪼일 수밖에 없는 프로메테우스의 삶. 그게 인간이다. 진리를 원해서 영원히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이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새가 속살을 파고들어도 반항할 수 없다. 인간의 원죄를 가지고 있다. 이프라임이 이 외딴 섬에 오기 전부터 죄를 지었던 것처럼.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원죄를 돌보지 않고 신의 위치에 오르고자 한다. 빛이라는 진리를 바란다. 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진리를 주지 않는다. 토마스라는 이 섬의 신이자 왕은 진리가 이프라임이라는 인간에게는 버겁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프라임은 결국 신에게 저항하고 진리를 찾아가지만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카..

봄./영화. 2020.10.19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2020)

법정이 아닌 정치를 말하는 영화. 장르는 법정이지만 그 속은 정치다. 정치와 법이 뗄 수 없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정치와 사상을 말하는 영화다. 우선 영화의 시기다. 누구나 잘 알다시피 미국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잘 알려진 대로 민주당원인 아론 소킨이 투표가 4년에 한 번 있는 혁명의 기회라고 말하는 영화를 공개한 것은 다분하게 의도적이다. 영화의 주인고은 당연히 시카고 7일 것이다. 분량이나 비중은 다르지만 영화의 핵심을 말하는 것은 7명에게 있다. 변호사, 검사, 판사 등 법정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캐릭터들도 있지만 어쨌든 영화의 시작과 주제는 7명에게서 나온다. 7명은 대단히 특이하다. 사회를 변혁하고자 하지만 각기 다른 방식과 출신을 가진다. 흑인, 대학생 운동권, 히피..

봄./영화. 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