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구치 류스케 2

<해피아워(ハッピーアワー)>(2015)

이해와 연대는 자신의 시선으로 상대방을 보는 게 아니라 잠시나마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관계는 원을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인지, 아니면 갈 길을 갈 수 있게 붙잡지 않는 것인지. 연대와 개인은 따로 그리고 같이. 우선 5시간이 넘는 영화인데 신기할 정도로 안 지루하고 재미있다. 몰입도 잘된다. 대사와 상황을 정말 잘 만들었다. 사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 수는 없겠다. 하지만 매력 있다. 그리고 계속 보게 된다. 시나브로 영화가 관객에게 스며들기 위해 5시간은 길지 않은 충분한 시간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준이다. 준은 4명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게 이어 준 연결점이기도 하지만 친구 간에 갈등을 시작하게 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연결을 시..

봄./영화. 2020.10.19

<아사코(寝ても覚めても)>(2018)

그렇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우선 하고 싶은 말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대유잼이다. 히가시데 마사히로나 카라타 에리카나 정말이지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피지컬이 너무 좋아서 풀샷을 볼 때나 아니면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마다 나의 성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카라타 에리카도 맑은 얼굴이 영화를 빛나게 한다. 영화에 한 순간도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는 비주얼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카라타 에리카의 연기력은 아직은 절레절레 다. 물론 이 영화는 연기력보다는 시선이 중요한 작품이다. 쇼트와 역 쇼트 사이에서 잡히는 얼굴, 무엇을 바라보는지 알 수 없는 시선들이 이 영화에서 더 중요하다. 그런 시선을 표현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카라타 에리카의 눈빛은 충분하다. 영화는 아사코의 영화다. 외국..

봄./영화. 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