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2017)

“저 쪽에 가면 더 좋은 게 있을지도 몰라” 모텔 관리인 바비는 모텔 주차장에 들어온 세 마리의 새에게 그렇게 말한다. 마치 스쿠티, 무니, 젠시 세 명의 아이에게 말을 하듯이. 분명 아이들에게는 매직 캐슬보다 반대편에 있는 디즈니랜드가 좋을 것이다. 가난하지도 추한 것을 보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곳이니. 바비는 아이들이 그런 곳에서 자라기 바란다. 그래서 핼리에게 아빠 같은 조언을 하고 기꺼이 자신의 돈 10달러도 쓴다. 뉴저지에서 온 아동 성애자 일지도 모르는 소다를 마시고 싶은 사람도 쫓아낸다. 바비는 그런 어른이다. 하지만 바비는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아동국 직원이와도 조용히 지켜본다. 우리는 그들은 동정한다. 도와주고 싶어한다. 마치 바비처럼.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선을 벗어나지 못한다..

봄./영화. 2020.10.21

<사랑을 카피하다(Copie conforme)>(2010)

현실로써의 영화, 영화로써의 현실. 제임스와 그녀가 진짜 부부인지 부부인 척 하는지는 알 수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보다 보면 앞부분이 부부 아닌 척 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제임스는 진품만큼 훌륭한 복제를 옹호한다. 그녀는 책의 팬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동생인 마리가 팬이다. 초반부를 보면 그녀는 진품을 옹호한다. 그녀는 팬이 아니지만 팬인척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찌보면 그녀는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동생이라고 말하는 마리일 수도 있다. 그녀의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나오는 것은 그녀의 동생이다. 그녀와 그녀의 동생 마리는 비슷한 혹은 같은 얼굴을 해도 관객은 모른다. 그녀가 진품을 좋아하는지 진품만큼 훌륭한 복제를 옹호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어의 활용은 흥미로운 부분으로 다가간다...

봄./영화. 2020.10.21

<하나 그리고 둘(Yi Yi)>(2000)

인생은 그렇게 흐른다. 영화의 시작은 결혼식이다. 정확히 따지면 생명의 시작이다. 아디의 부인인 샤오린에 배 속에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름이 없는 양양의 사촌 동생이 있다. 영화는 그 생명의 시작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영화의 마무리는 할머니의 장례식이다. 영화는 생명의 시작과 끝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전체가 인생 전체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영화에서 인생은 반복되어 있다. 양양에서 팅팅의 이야기, 그리고 NJ의 이야기는 반복이다. NJ는 셰리와 과거의 추억을 말한다. 그 추억 속 이야기는 NJ의 자녀인 팅팅과 양양의 현재와 비슷하다. 양양도 사랑인지는 모르지만 한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팅팅은 패티와 영화를 보고 횡단보도에서 손을 잡으며 함께 호텔에 간다. 그 모든 과정은 셰리와 NJ의 과거다. 그..

봄./영화. 2020.10.21

<우리집>(2019)

'우리'와 '집'을 깰 때 보이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 유독 자주 나오는 것은 계란 요리다. 껍질이라는 딱딱한 보호막을 깨야 하는 요리들. 집도 계란의 껍질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라는 집단도 깼을 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계란을 깨고 노른자와 흰자 그리고 파, 마늘 같은 것을 버무려 요리를 한다. 경계를 허 무르고 어울리는 과정에서 요리는 탄생한다. 집, 우리, 가족 그 속에 담긴 경계를 허무르고 어울리는 과정을 말하는 것 같다. 마지막 장면 유미가 하나에게 "우리 언니 해줄거지?" 묻는다. 하나의 대답은 "너희 언니"다. 한국어의 어법상 '우리'와 '너희'라는 대답이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리'라는 단어와 '너희'라는 단어를 써야 하는 서로 간의 차이..

봄./영화. 2020.10.20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2018)

열등감으로 가득찬 한심한 영화. 이 영화를 만든 아시안계 미국인,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계 미국인,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나리오 작가니 감독, 제작자 등 제작진은 내면화된 차별을 무의식적으로 영화 속에서 뿜어낸다. 그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총각파티 장면이다. 백인 여성들이 비키니를 입고 자신의 국적을 나타내는 띠를 두루고 있다. 마치 백인 남성들이 아시안 여성을 성적으로 보던 장면을 미러링 한 듯하다. 마치 백인들아 우리가 당하던 모습을 니들도 한 번 당해봐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여성을 성적으로 보는 모습은 1도 변하지 않았다. 인종에 대한 관념도 마찬가지다. 인도인은 주차요원 혹은 경호원이다. 인도인에 대한 편견을 담아낸 모습으로. 게이 캐릭터도 딱 편견 속의 게이 캐릭터의 모습이다. 릭의..

봄./영화. 2020.10.19